영화 "프리미엄 러쉬". 자전거 매니아라면 한번씩 보셨을 법한 영화죠. 이 영화에서 주인공 조셉 고든 래빗이 타고 다니는 자전거는 픽시 자전거입니다. "픽시"는 "싱글 기어" 자전거의 일종이라고 할 만 한데요. 기어 변속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변속기가 없습니다. 변속기가 없으니 가볍죠. 물론 프레임은 대부분 크로몰리라서 프레임 무게까지 감안하면 놀랄만큼 가볍지는 않습니다.



프리미엄 러쉬에 등장한 바이크.



그러나 픽시는 좀 특별한 싱글 기어 자전거이기도 한데요. 뒷 바퀴 허브에 붙어 있는 것이 일반적인 프리휠이나 스프라켓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프리휠이나 스프라켓은 힘을 한 방향으로만 전달합니다. 페달을 돌려보면 알 수 있는데요. 정 방향으로 돌리면 힘이 체인을 통해 바퀴로 전달되지만, 역 방향으로 돌리면 헛 돕니다. 그래서 내리막에서 페달을 돌리지 않고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죠. 그러나 픽시는 양 방향으로 전부 힘을 전달할 수 있는 구조라서, 내리막에서도 페달을 밟아야 앞으로 갑니다. 또한, 페달을 역 방향으로 밟으면 뒤로 갑니다. -_-;


그래서 브레이크가 사실 필요가 없습니다. 페달을 힘줘 누르고 있으면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질 않거든요. (물론 천천히 페달을 밟아 속도를 줄이는 것이 제일 안전합니다.) 프리미엄 러쉬에서도 그런 테크닉을 사용해 자전거를 세웁니다. (무릎에는 엄청 안좋을지도.) 





프리미엄 러쉬에 등장한 픽시 자전거는 Affinity Metropolitan이라는 모델로, Affinity Cycle에서 제작한 물건입니다. (해당 상품의 링크는 http://affinitycycles.com/store/affinity-metropolitan-track-frameset.html 입니다.) 가격은 $475정도로, 대략 50만원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Quick Overview

• 4130 Cromo Tubing
• 74/75 degree track geometry, horizontal top tube
• brazed rear dropout
• 120mm rear spacing
• Affinity lugged 1 inch straight blade fork chrome plated
• Fits 27.2 seat post
• Frame and Fork drilled for brakes
• Premium Rush pure white
• The Met bowling ball sparkle blue with Orange decals


일단, 위와 같은 스펙입니다. 'brazed rear dropout'을 갖춘 프레임이라는 것이 특색이고, 역시 크로몰리 재질의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저런 자전거를 판매하는 곳이 없습니다. 조금 저렴하게만 나온다면 찾는 사람들이 제법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픽시가 부담스러운 분은 싱글기어로 저런 사이클을 흉내낼 수도 있겠는데요. 일단 삼천리 NEXT같은 10만원 대의 저렴한 사이클을 하나 산 다음에, 드랍바를 불혼바로 바꾸고, 브레이크는 뒷 브레이크 하나만 남겨놓고, 코바이크 같은 곳에서 싱글기어 프리휠을 사서 뒷 바퀴 프리휠을 교체한 다음에, 앞 변속기와 뒷 변속기는 전부 제거하고, 앞 크랭크의 체인휠은 원하는 단수로 하나만 남겨놓은 다음에, 체인 길이를 조정하면 됩니다. 체인을 적절히 분해한 다음 원하는 길이만큼 남겨서 체인링크로 다시 이으면 되는데, 체인 길이를 조정하는 작업이 아마 제일 까다로울 겁니다. 





Posted by 이병준
대전 인근에 새로 건설되고 있는 계획도시 세종시에, 대대적인 자전거 도로가 들어서게 될 예정입니다. 국토 1호선을 확장하여 마련될 이 자전거 도로는 세종시와 대전 유성구를 잇게 될 예정인데요.

친환경 도시로 건설되고 있는 세종시는 자전거의 수송 분담율을 2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전거 도로를 많이 깔아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거죠. 총연장 354km의 자전거 도로가 현재 계획되고 있습니다. 단위 면적당 자전거 도로 길이를 4.86km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인데요. 파리도 3.80km 수준 (서울은 1.07km, 인천은 0.27km) 인 것을 생각해 보면 대단한 계획입니다.

자전거 도로는 다음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도로가 가운데 있는 좀 특이한 도로입니다. 가운데 있으면 매연 영향이 크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어서, 자전거 도로 양쪽에는 BRT라고 하는 버스노선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BRT는 온라인 전기버스이기 때문에 매연이 없죠. 자전거 도로 설치 표준 단면도는 이런 그림이네요.


이 단면도에 따르면 자전거 도로 폭은 3.7미터 수준입니다. 두 대가 왕복하기 충분한 수준이죠. 자전거도로 진출입 시설은 이런 형태로 확보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아래 그림 보시죠.


진출입시설이 지하로 연결될 예정인데, 자전거 도로 설치구간에 평균 1.2km 간격으로 설치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수시로 드나들 수 있고, 간단한 정비 및 휴식공간도 마련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설치되는 곳은, 위 그림의 자전거 도로 설치구간 (8.8km)의 경우 7개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에너지 문제, 환경 오염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런 식의 도시 계획이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해 보입니다. 앞으로 세종시에 살게 될 것 같은 한 명의 자전거 소유자로서, 이런 식으로 도시가 발전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네요. ^^



Posted by 이병준
오늘도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 동네 한바퀴를 돌았습니다. 기존 코스와는 다르게, 가장 멀리 돌 수 있는 만큼 돌아봤습니다. 제한시간은 한시간 삼십분. 엔진이 허접인데다 천성이 설렁설렁이라 중간에 사진찍느라 몇번 쉬었습니다.

그래도 한시간 삼십분 안에 돌아오려는 목표는 달성했군요. 전민동에서 갑천 끼고 유성까지 가는 자전거 도로가 계속 공사중이라, 길이 그다지 깔끔하지는 않았습니다.

한 이키로 가다보니 공기압체크도 안했고 지갑도 안가져왔고 헬멧도 안썼더군요. 뭔가 잊은게 많은 라이딩이었지만 설렁설렁 라이딩이니 만치 그냥 달렸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싶은 욕구는 꾹 눌러 참기로 맹세하면서.

커피 커피 커피! 커피는 결국 집에 와서 마셨습니다.



집에 돌아와보니 시간은 대략 여덟시 오십분쯤...? 사진찍을 여유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 좋았고,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주변 사물들을 바라보고 조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자전거와도 많이 친숙해진 것 같습니다. 그 전에는 좀 떨렸는데, 지금은 편안한 기분이 듭니다.


충남대학교 옆에서도 사진을 한장 찍으려 했었는데, 아쉽게도 못 찍었군요.




Posted by 이병준
RunKeeper와 함께하는 동네 한바퀴 그 두번째 시간. 이번에는 코스를 달리해서 갑천변의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 보았습니다.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면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렇지 않았습니다. 

자전거를 이용해서 운동할 때 여러가지 위험요소들이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예측 불가능하고 위험한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젊은 사람들이죠.

이번 '동네한바퀴'에서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5km쯤 달렸을 때 찾아왔습니다.

 
맞은 편에서, 중학생인지 고등학생들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열 명 정도의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속도를 늦추었습니다. 학생들이 거의 자전거 도로를 점유하다싶이 하면서 오고 있었거든요. 보통은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들을 위해 반 정도만 쓰면서 오는 것이 맞는데 말이죠.

그러다가 거의 지나쳐 갈 때쯤 해서, 후미에 있던 학생 하나가 추월을 하겠답시고 제 쪽 차선으로 진로를 바꾸더군요. 순간 학생이 '어, 어'하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저와 충돌할까봐 놀랐겠죠. 저도 놀랐습니다. 순간적으로 자전거 도로를 벗어나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었습니다. 그러다가 자전거 바퀴가 자전거 도로와 수풀 사이에 끼었고, 중심을 잃었습니다. 다행히 푹신푹신한 우레탄 바닥에 넘어졌지만, 바지 무릎이 찢어졌고, 팔과 다리에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한가지 괘씸한 것은 '죄송합니다'라고 소리지르던 그 학생, 내려서 넘어진 사람 상태를 살피고 일으켜주는 최소한의 예의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하긴, 그런 예의도 살면서 더 배워야 하는 것이긴 하죠.

 

기분 잡쳐서 집에 와버릴까 하다가, 그래도 운동은 해야지 하면서 계속 페달을 밟았습니다. 달리다 보니 아픔도 사라지더군요. 결국 집에 오는데 한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다신 갑천변으로 가지 않겠다고 씩씩거리면서 말이죠. 오르막길도 세 군데밖에 안되어서 재미도 별로 없었습니다. 원래 달리던 16km 코스가 더 낫겠더군요.

타이어 튜브를 패치하고 바람을 좀 많이 넣었는지, 통통 튀듯이 노면 충격이 그대로 전해지는 점은 좀 아쉬웠습니다. 아르곤의 타이어 규격이 700c X 28, 90psi 입니다. 기본으로 달려 있는 타이어는 캔다 제품이구요.  앞으로 바람을 넣을 떄는 정해진 공기압은 꼭 지켜야 겠습니다. 오늘 집에 돌아가서 타이어 공기압 점검을 다시 해줘야겠어요. 너무 많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건지. 여벌 튜브도 몇개 사둬야겠습니다.




Posted by 이병준
아르곤을 이리 저리 매만지고 드디어 자전거 출근에 도전한 것이 지난주 월요일(2011.10.10) 이었습니다. 출근길에서는 '별로 어려울 것도 없구만!'이라고 느꼈고, 퇴근길에서는 터널을 지나다 "어쿠 이거 만만하진 않네"를 느꼈습니다. 퇴근길을 겁나게 만드는 것은 어둠이었습니다. 대책없는 어둠은 철들고는 그다지 자주 느껴본 적이 없었던 공포를 고스란히 모든 감각의 한 가운데로 돌려놓았습니다.

그 덕에, 지금은 EL-135N을 쓰고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bikeysc&logNo=120131816350 물론, 다른 전조등도 많습니다. http://piaarang.com/146 이런 글도 한번  참고해 보시는 것이 좋겠군요.

EL-135N

그런데 제가 쓰는 전조등, 생각만큼 밝기가 훌륭하지 않습니다. 저 조그만 라이트에 너무 많은 것을 바란듯 싶군요. 좀 더 밝은 라이트를 원한다면 다른 라이트를 알아보는 것이 좋겠어요. 어쨌든, 야간에 길을 구별할 수 있는 수준은 되니까 지금으로선 만족합니다. 저 플래스틱 클립 덕에 거의 아무데나 설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긴 하죠.

아무튼, 아르곤 덕에 자전거로 동네를 한바퀴 도는 호사를 누려보았습니다. 내가 사는 곳 주변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도 제법 세세히 일별할 수 있었구요. 집에 왔을 때 즈음에는 땀에 젖은 상태였으니, 호사 치고는 무척 고된 호사이긴 했습니다.


위의 그림은 RunKeeper라는 안드로이드 앱으로 잡은 저의 이동 경로입니다. 몰랐는데 요즘 야외활동 하시는 분들이 RunKeeper를 활용해 사이클링 경로를 많이들 기록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한번 써봤습니다. RunKeeper는 공짜 앱도 기본 기능이 꽤 충실합니다. 설치하고 나서는 기본 거리 표시가 마일(mile)로 되어 있으니, Kilometer로 바꾸는 것 잊지 마시구요. Facebook 계정이나 Twitter 계정을 연결시켜 두시면 어디를 어떻게 달렸는지 지인에게 알릴 수 있으니, 운동 패거리를 규합하고 도모하는 용도로도 써먹을 수 있겠습니다.

보시다시피 전민동-화암사거리-가정로-금병로-유성대로-전민동으로 오는 16km 코스입니다. 걸린 시간은 무려 1시간 30분. 오르막이 많아서, 라고 스스로를 위로해 봅니다만 아무래도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로군요. 출발지와 도착지가 다른 것은 '편의점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였습니다. 그 시간에 커피 한 잔을 파는 곳이 드물었다는 것이 굉장히 아쉬웠어요... (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아 빠X바게트나 뚜X쥬르는 열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런 등신.)


아무튼 이렇게 하고 집에 돌아오니, 대략 다음과 같은 성적. 소요된 칼로리는 491, 그리고 총 오르막 높이는 319.


다음번에는 같은 경로를 가되 중간에 자운대로 빠져서 추목 수영장에서 수영이나 좀 하고 올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그러려면 집에서 굉장히 일찍 나서야 합니다. 그것도 사뭇 어두컴컴한 시간에. (아 또 공포가.. ㅋㅋ)

다음에 나갈 때에는 주변 풍경이라도 좀 찍어서 이런 무미건조한 포스팅 대신 뭔가 여유있어 보이는 포스팅을 하고 싶습니다만, 사실 달리다보면 페달 밟기에 바빠서 그런 것들을 돌아볼 여유가 나질 않습니다. 강화된 체력이 여유를 만들어 주는 때 까지, 좀 기다려야 하겠지요.





Posted by 이병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