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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29 난생 처음으로 참가해 본 사생대회
대전 남문광장에서 어린이 사생대회가 있었습니다. 비가 계속 내리면 안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비가 그쳤습니다. 그래서 나가 봤습니다. 가기 전에는 싫다고 하던 큰놈이 꽤 열심히 그림을 그렸습니다. 포기한다는 소리를 할 때가 제일 싫습니다. 잘 타일러서 어떻게든 그림을 끝내고 제출한 뒤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고 꼬드겼습니다. 아이의 고집에 승리하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 같기도 합니다.


한밭수목원이 정말 멋지게 고쳐졌습니다. 수목원이라기 보다는 잘 가꿔진 정원같습니다. 날이 흐린데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습니다. 걷기 대회가 있는 날이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엄마들은 아이의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아빠는 할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수목원 답게, 예쁜 꽃들이 많습니다.


인공 폭포에는 가을을 채 이기지 못한 낙엽의 주검들이 가득합니다.



한참을 그렇게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돌아다니다 와보니 (?) 그림이 완성되어 있습니다. 장장 세시간 가량 걸렸는데, 그림은 정말 간단합니다 ㅎㅎ 추워서 몸이 으슬으슬해서 그런가, 슬쩍 복장이 터집니다. 서둘러 일으켜 세우고 그림을 대회 본부에 제출합니다. 그리고는 잠깐의 플레이타임.


아이는 무슨 그림을 그렸었는지는 까맣게 잊고, 날아다니는 비누방울을 터뜨리느라 열심입니다. 비누방울에 비쳤을 자기 얼굴이나 제대로 확인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스델리에서 저녁을 먹고 (얼큰한 해물짬뽕 파스타, 강추! 굿물이 개운하고, 톡 톡 부서지는 파스타 특유의 식감이 잘 어울립니다. 우동면하고는 좀 달라요~), 집으로 돌아와 따뜻한 물에 씻었습니다. 오늘은 다들 일찍 잠들어야 할텐데요. 잠을 못자면 병치레를 하는 녀석들인데, 이틀동안 꽤나 늦게 잠들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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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